“폭삭 속았수다“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‘완전히 속았다’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지만, 사실 이 제주도 사투리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. 오늘은 이 독특한 표현의 의미와 뜻을 알아보겠습니다.
왜 ‘속았다’가 칭찬이 될까? (제주어의 독특한 표현 방식)
제주도에서 “폭삭 속았수다”는 ‘정말 수고했어요’라는 격려의 말입니다.
- 폭삭 = ‘아주’, ‘정말’, ‘완전히’ (강조 표현)
- 속앗수다 = ‘수고하셨습니다’ (존댓말)
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표준어의 ‘속다'(거짓말에 넘어가다)와 전혀 다른 의미라는 겁니다. 예를 들어 제주 어르신들이 “오늘 일 폭삭 속앗제?”라고 말하면 “오늘 정말 수고했어요”라는 칭찬이 됩니다. 마치 영어의 ‘Break a leg'(행운을 빌어)가 직역하면 이상해지지만 실제로는 응원하는 말인 것과 비슷하죠.
단어별 해석
- 폭싹 = 매우, 정말, 엄청 (예: “폭싹 맛있수다” → “정말 맛있어요”)
- 속앗수다 = 수고하셨습니다 (속다=수고하다 + 앗(과거형) + 수다(존댓말))
실생활 예시:
- 학교 선생님이 퇴근할 때 “폭싹 속앗수다!” → “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!”
- 친구가 시험 공부 도와줬을 때 “고맙수다. 폭싹 속앗저!” → “고마워. 정말 수고했어!”
※ 참고: 제주어 표기법에 따르면 ‘폭싹’보다 ‘폭삭’이 맞지만, 드라마 제목은 대중성을 위해 익숙한 표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.
넷플릭스 드라마 “폭싹 속았수다” 속 제주어 이야기
실제 대사 분석
“갈꼬, 갈꼬!”(같이 가자) : 제주 해녀들이 물질하러 갈 때 주로 사용하던 말
귤밭에서 쓰는 제주어 표현
- “감질나게 맛있수다” = 입맛 돋우는 맛
- “오메 감탄이지!” = 오 마이 갓!(감탄사)
드라마에 나오는 다른 제주 말들
알아두면 재밌는 표현
제주어 | 뜻 | 사용 예시 |
---|---|---|
요망지다 | 야무지다 | “애순이는 참 요망진 계집애라우” |
물꾸럭 | 문어 | “물꾸럭 잡으러 갔다 오쿠다” |
보말 | 소라 | “보말 국 끓여 먹을까?” |
미캉 | 귤 | “올해 미캉은 달기만 하구먼” |
대화 속 자주 나오는 말
- “뭐랜고람시니?” = “무슨 말씀이신지?”
- “제라지게” = “엄청” (“비 제라지게 오네이” → “비 엄청 오네”)
- “하영” = “많이” (“하영 먹수다!” → “많이 드세요!”)
‘숨병’이 뭐예요?
드라마에서 애순 엄마가 걸린 병인 ‘숨병’은 실제 제주 해녀들이 주로 앓던 질병입니다.
숨병의 정체
- 원인: 깊은 바다에서 장시간 잠수하며 생기는 압력 차
- 증상: 어지럼증, 귀 통증, 심하면 실명까지
- 현대식 명칭: 잠수병(減壓症)
1950년대 제주도에서는 해녀 10명 중 3명이 이 병으로 고생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.
해외 “폭싹 속았수다” 제목 어떻게 번역 했을까?
드라마가 해외에 수출되면서 각국 언어로 재탄생한 제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.
국가 | 번역 제목 | 문화적 의미 |
---|---|---|
미국 | “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” | 레몬 대신 제주 귤 사용 |
일본 | “人生に橘があふれる時” | 귤을 일본 왕실 문장인 ‘橘’로 표현 |
프랑스 | “Poésie des îles”(섬의 시) | 제주의 낭만성 강조 |
영어 제목은 미국 속담 “When life gives you lemons…”을 패러디했는데, 제주도의 상징인 귤을 사용해 현지화했습니다. 프랑스판은 제주도를 ‘시적인 섬’으로 해석한 점이 인상적입니다.
※ 언어학자들은 “문화 차이가 큰 말은 직역보다 창의적 번역이 효과적”이라고 설명합니다.
일상에서 만나는 제주어
제주 여행시 바로 활용 가능한 필수 표현 3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.
- 인사할 때
- “혼저옵서예” = 어서 오세요 (가게 주인에게 말할 때)
- 칭찬할 때
- “당신 참 곱수다” = 정말 예쁘네요
- 감사 표현
- “고맙수다” = 감사합니다
제주 방언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뜻과 실제 의미가 전혀 달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언어적 경험을 선사합니다.
※ 주의사항: “속았수다”는 윗사람에게는 “속앗수다”로, 친구에게는 “속앗제!”로 말해야 합니다. 제주어에도 높임법이 존재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