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통 ‘테크 액세서리’라고 하면 딱딱한 플라스틱이나 가죽 등을 떠올립니다. 기능적이지만 차가운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. 그런데 최근 꽤 흥미로운 시도가 있었습니다. 오늘은 수잔 팡 x 애플 3D 프린팅 컬렉션을 알아보겠습니다.
감각적 애플 기기 케이스 : 수잔 팡 x 애플 3D 프린팅 컬렉션
12월 초 공개된 디자이너 수잔 팡(Susan Fang)과 애플의 협업 컬렉션 이야기인데요. 이 프로젝트는 차가운 기술에 몽환적인 자연의 감성을 입혀, 기계가 아닌 마치 생물체의 일부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.
- 수잔 팡 x 애플 3D 프린팅 컬렉션 : 온라인 스토어
제품들을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보면, 이건 단순히 기기를 덮는 ‘케이스’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.
가장 큰 특징은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에요.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위에서 마치 식물이 자라나거나 물결이 흐르는 듯한 입체적인 형태(Sculptural)를 띠고 있거든요. 애플워치 밴드나 에어팟 케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. 손목을 감싸거나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감각이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라기보다는, 하나의 조형 작품 즉 ‘오브제’에 가깝게 디자인되었습니다.
겉모습은 감성적이지만, 그 제작 과정은 꽤나 이성적이고 치밀합니다.
자연의 불규칙한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가장 진보한 기술이 쓰였거든요.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의 결 같은 미세한 움직임을 디지털로 재현하기 위해 애플의 M 시리즈 칩이 탑재된 기기로 정교한 렌더링 작업을 거쳤다고 합니다. 소재 역시 3D 프린팅에 최적화된 TPU(열가소성 폴리우레탄)를 사용했습니다. 덕분에 수잔 팡 디자인의 핵심인 ‘투명하고 영롱한 느낌’을 살리면서도, 실사용이 가능한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었죠.
다만…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, 현실적인 부분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.
이 제품들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니라, 상하이 아틀리에에서 소량 주문 제작(Made-to-Order)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. 당연히 수잔 팡 공식 스토어에서 구할 수는 있지만, 가격대가 상당히 높습니다. 농담 섞어 말하면 ‘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’는 말이 나올 정도로, 웬만한 기기 가격에 버금가는 수준이거든요. 보호 기능만 생각한다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가격임은 분명합니다.
결론적으로, 이번 컬렉션은 ‘가성비’나 ‘보호력’을 기대하고 접근할 물건은 아닙니다.
하지만 내 손안의 아이폰이나 워치를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닌, 나를 표현하는 ‘웨어러블 아트(Wearable Art)‘로 격상시키고 싶은 분들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될 겁니다. 기술과 예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, 꽤 의미 있는 시도였으니까요. 남들과는 확실히 다른 ‘한 끝’을 원하신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.
- 수잔 팡 x 애플 3D 프린팅 컬렉션 : 온라인 스토어